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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미 회장 - 매경춘추 칼럼 연재] 기회의 땅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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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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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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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나에게 아직 미지의 대륙이다. 30년 전 창업 이후 70여 개국을 누볐지만, 아프리카는 늘 먼 곳처럼 느껴졌다. 올해 8월 기준 대륙별 수입 비중에서도 아프리카는 1%에 불과하다. 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1월 22일부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을 계기로 아프리카 여러 국가의 주한 대사들이 잇달아 협회를 찾아와 자국에 수입사절단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의 말은 한결같았다. "이제는 단순한 물자 원조보다 자국민에게 지속가능한 일자리,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그리고 국제 교역이 필요하다." 그 속에는 한국의 기술과 자본이 자국 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절실함이 묻어 있었다.
이에 협회는 산업통상부와 국회의 추가경정예산 지원을 받아 남아공, 탄자니아, 케냐 세 나라에 수입사절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의 대표적인 경제 강국이며, 탄자니아와 케냐는 동아프리카의 관문이자 한국과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이 예정된 국가들이다. 모두 영어 사용국이며, 빠른 경제 성장과 투자 유입이 활발하고, 커피·열대과일·지하자원 등 한국이 필요로 하는 자원이 풍부하다. 물류 접근성도 뛰어나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하지만 준비 과정을 통해 중요한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아무리 자원이 풍부하고 인건비가 저렴해도 전기가 부족하면 공장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전력난은 아프리카의 구조적 한계이며, 정치·제도의 불안정성과 함께 한국 기업의 진출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소다.
동시에 이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전력, 물류, 통신 등 인프라 부족은 오히려 한국의 기술력으로 극복 가능한 분야다. 단순히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한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에 머물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인프라 협력 전략과 민간의 투자 기회 연계가 필요하다. 태양광과 소형모듈원전(SMR) 같은 첨단 에너지 기술, 산업단지 조성, 디지털 인프라 구축 등은 한국 기업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영역이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나선다면 지속가능한 아프리카 협력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 원조의 시대는 저물고 함께 성장하는 교역과 투자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아프리카 각국은 여전히 1970~1990년대 한국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에 진출해 찬란히 꽃피웠던 대우그룹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대우는 자동차 조립, 건설, 무역 등으로 선구자 역할을 했고, 많은 아프리카인의 마음속에 긍정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다. 또한 아프리카 젊은 층 사이에서 K팝과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한국 브랜드에 대한 호감과 신뢰가 이미 형성돼 있다. 이 같은 소프트파워는 앞으로의 교역과 투자 협력에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비록 IMF 외환위기로 대우의 '세계 경영'은 멈췄지만, 그 개척자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그 정신이다. 익숙한 시장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용기 말이다.
이번 수입사절단 파견은 아프리카와의 지속가능한 상생을 향한 첫걸음이다. 미래의 시장은 익숙한 곳이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곳에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아프리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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